9/17/08

예화2

옛날옛날에 한 소녀가 살았습니다.
소녀는 만 5세가 되기 전 할아버지가 세금을 피해볼 생각으로 땅을 상속해 주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는 땅과 함께 즐겁게 놀았습니다.
소녀는 "땅파면 돈이 나온다!" 라는 소리가 무슨 뜻인지 모르며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제, 세월이 지나고 소녀도 땅도 자라났습니다.
소녀는 키가, 땅은 제곱미터당 가격이.
어느날 소녀는 땅에 가서 말했습니다.

"나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고 해. 가서 시간좀 죽이다 졸업장 따오면 되거든.
그런데 유학비용이 필요해."

땅은 말했습니다.

"그럼 날 팔아서 유학비용을 마련하렴."

소녀는 땅의 일부를 팔아 해외유학을 떠났습니다.



세월이 지나 유학에서 돌아온 소녀는 땅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땅아. 나는 이제 결혼을 하려 해. 그런데 신랑쪽 집안에서 혼수로 못해도 집은 해야 한다고 하잖니? "

땅은 말했습니다.

"그럼 날 팔아서 집을 사렴."

소녀는 땅을 팔아 강남에 주상복합을 구입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강남 큰손이 된 소녀는 땅을 찾아왔습니다.

"땅아. 최근 네 위에 신도시가 들어온다는구나.
그런데 날로 세금은 오르는구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야.
아무튼간에 이 기회에 널 팔려고 해."

그러자 땅은 말했습니다.

"그럼 날 팔아서 주식투자를 하렴."

소녀는 땅의 절반을 팔아 주식을 시작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돈놓고 돈먹기로 사업가가 된 소녀는 땅을 찾아왔습니다.

"땅아, 최근에 부자가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사람이 대통령이 됬단다.
그런데 내가 돈좀 만졌다고 나한테 작위, 아니 직위를 주겠다는 거야.
그런데 빨갱이 찌꺼기들의 찌찔거림이 너무 세서, 널 가지고 있으면 땅투기에
불법 탈세에 편법 상속 의혹까지 모조리 살 것 같아. 그래서 널 팔려고 해."

그러자 땅은 말했습니다.

"그럼 날 팔아서 네 작위를 사렴."

소녀는 땅을 팔아 자금을 돈세탁하고, 대토목 정부의 작위를 얻었습니다.




수십년 뒤, 온 나라가 '머늬'와 '어륀지'만 확실하게 발음하며 살게 되었을때,
몰락한 소녀가 알박기로 남긴 땅에게 찾아왔습니다.
땅은 말했습니다.

"이제 나는 너에게 줄게 없어, 이 땅은 너무 오래된데다가 이젠 알박기도 먹히지 않거든.
주변이 재개발될 가능성도 없어, 집에는 사람이 살아야 되는데
투기꾼들이 돈놓고 돈먹기해서 정작 진짜 집 살 사람은 없거든."

그러자 할머니가 된 소녀는 말했습니다.

"난 이제 돈은 필요없어. 감사 몇번 당하니 난 모든게 까발려져서 난 명예는 건지지도 못했어.
자식들 덕이라도 볼라고 재산을 상속해줬더니,
지네끼리 죽이네 살리네 하며 법정공방으로 가면서 나는 내팽겨쳐져 버렸지.
이제 나는 내 한몸 누울 땅이 필요해."

그러자 땅은 말했습니다.

"그럼 내 속에 누우렴."





소녀는 땅 속에 누워 행복하게 잠들었습니다.

땅도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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