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08

What's your (collage's) name?

한국의 聯에 관한 이야기를 쓰자면 다른 글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학연'이 도저히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출신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그나마 최근에는 고등학교까지는 따지지 않습니다만 대학은 여전히 따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랑스와 같은 서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대학평준화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국가들 중 하나이며 일본과 중국, 필리핀 등 대부분 동아시아권 국가들 역시 비슷한 형편입니다.
이는 동서양간 의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계보를 따지느냐 안따지느냐의 차이에서 오는 현상 말입니다. 서방국가권에서는 한 사람이 어느 지방 출신인지, 어느 대학 출신인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며 과거의 허물이 있나 까지를 조사할 따름이지요. 그러나 동양권은 다릅니다. 출신 지방, 출신 대학을 꼭 따집니다. 동양인들은 보편적으로 '그 사람의 출신 대학이 그 사람의 능력을 대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같은 지역 혹은 대학이라면 서로를 엮으며 공동이익의 창달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부가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직도 동양에서는 대학평준화가 이루어진 국가가 없습니다. 물론 대학교육비가 전면 무료인 국가도 없구요. 오리엔탈리즘에 빠지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현실일 따름입니다. 한국에선 서울대, 일본에선 도쿄대가 그 사람을 말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인 모습입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민통합을 논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애초에 상위권 대학은 그 수가 아주 적게 정해져 있고, 들어가려는 학생들은 넘치며,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의 학생들은 상위권 대학에 진입하지 못하여 절망 속에 그들의 인생을 아무렇게 내던지는 것이 현재 한국의 자화상입니다.
고등학교 때 다양한 수업으로 개인의 진로를 찾아주기보다는 반드시 80%가 지는 게임에 학생들을 몰아넣는 한국사회를 바라보며 그저 한탄할 따름입니다. 첫째로, 이러한 사회를 바꾸려 하지 않는 20%의 사람들에 대한 원망 때문이며. 둘째로, 이러한 사회를 바꾸어나갈 능력이 없는 자신을 원망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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