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9

요즘은

요즘은 봄입니다. 한국은 봄이에요. 날씨가 맑진 않지만 어느덧 달력은 3월의 마지막이 다 되어가고 일년의 1/4는 이렇게 지나가나봐요.

춘곤증을 벗어난, 무엇인가의 피곤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흙이 모자라던 선인장의 화분을 채워줬어요.


꿈을 너무 많이 꿔서 내내 졸았습니다. 여기서 졸면 꿈에선 말똥말똥해질까요?




구글이 한국에서 실명제를 도입한다고 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저는 이 아이디에 제 신상정보를 실어야하는걸까요? 제가 아는 한 한국에서 블로그를 서비스하며 실명을 묻지 않는 유일한 성역은 여기였는데 말이에요.

3/13/09

위기에 위기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미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의 주가 폭락은 그 영향으로 전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이때 발생한 실업과 디플레이션은 역사가 기록되고 지표라는 것이 수집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당장 대공황만 검색해보면 바로 나오는 사실이에요. 제가 궁금한 것은, 이 시기에 언론 및 여론이 이 시기를 '위기'라고 평가했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당시의 언론자료를 제가 접해보진 못해서 마구 이를 예단할 수는 없으니 두 가지 경우로 나눠보도록 하죠. 위기라고 했다면, 혹은 그렇지 않았다면.



도로디어 랭의 사진작품, 1936년 3월 캘리포니아 니포모에서 7살된 딸을 대리고 배급권을 기다리는 32세 여성의 모습.ⓒwikipedia


그 시기를 위기라고 칭했다고 해봅시다. 뭐가 나올까요? 야당의 강력한 공세를 비롯한 여러 비주류의 저항을 예상할 수 있겠죠. 반대로, 위기가 아니라고 했다면 주류의 방어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현상은 그대로 남는다는 것이죠. 실제로 그게 위기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이에요. 중요한건, 1929년 10월 23일 목요일에는 거대한 주가폭락이 있었고 이를 시점으로 큰 실업과 디플레이션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2008년 말에 미국의 주가가 다시 폭락했습니다. 사람들은 신자유주의의 종말, 나아가 자본주의의 종말을 이야기했습니다. 다시 1929년의 대공황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지금은 위기라고 말입니다.


역시, 이는 그다지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사람들은 현상을 정치에 이용할까요.

3/10/09

연말연시와 축구

뜬금없는 게시물에 뜬금없는 제목입니다.
연말연시하면 역시 12월부터 1월 중순 정도까지죠. 그런데 학생들의 개학을 포함하여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다는 느낌을 3월에 받는 것이 꼭 지금이 연말연시같다는 생각으로 연결되길래 제목을 저렇게 적어봤습니다.

최근에는 축구팀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축구야 예전부터 뛰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 꽤 오래 전부터는 뛰지도 못했지만 - 관심이 많았었는데요. 어느 팀이 자선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어서 그 팀이 어딘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라는 팀이 유니세프의 후원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알고 있던 것과는 약간 다른 - 자선'사업'은 아니었으니까요 - 상황이었지만, 돈을 받으면서 뛰는 다른 팀과 달리 돈을 주면서 뛰는 팀은 처음 봤기 때문에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물론 스포츠와 상업의 결합으로 많은 이들이 간접적, 잠재적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초국적 스포츠 기업과 결탁하여 막대한 돈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유명 리그와 (천문학적인 선수들의 연봉이 누구의 돈에서 나갈지는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죠) 스포츠용품 생산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고서라도 FC 바르셀로나와 같은 팀이 있다는 것은 스포츠가 발휘할 수 있는 순기능의 가능성 중 하나를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바르셀로나의 팬이 되었군요. 팀의 수익 0.7%를 기부한다고 하는데, 이는 크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좌우간 그 상징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