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08

After 73th Comic World

코믹월드를 취재한 글입니다.

(사진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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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은 꽤나 외진 곳인 학여울역의 SETEC이라는 곳이었는데 원래 이곳은 전시장입니다만 코믹월드의 행사장소로도 쓰이나 봅니다.

앞으로도 계속 언급해드릴 SICAF라는 행사와는 장소나 행사의 성격 등이 많이 대조적이지요.

(홈페이지를 링크해드렸습니다. 궁금하시다면 클릭해보세요!)

행사 참가로 인해 평소에는 한산할 듯한 학여울역에 사람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는데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많은 학생들이 보였습니다.

성비를 따져보자면 여성측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요, 행사장 내부 관람객은 남성도 많았습니다.
눈에 띄던 것은 어떤 여성 두 명이 메이드복을 입고 행사장으로 들어가던 광경이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분들께서 여러 신기한 복장을 입고 행사에 참가하셨습니다.

이는 코스프레라는 것입니다.


SETEC 행사장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멀리 코엑스 건물이 보이고 많은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입장대기시간으로만 1시간을 소비하게 되었는데요,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이와중에도 대기줄에서 담배를 피우는 분들이 계셨다는 것이 한국의 교양수준을 대변한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점입니다.

드디어 입장하고 난 후에는 모두 세 섹션으로 나누어진 행사장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SICAF와는 달리 영상출품이 거의 전무한 편이고 물건을 사고파는 쪽의 행사 성격이 짙었습니다.
구석에 작게 일러스트 콘테스트나 코스프레 콘테스트를 비롯한 부수적인 행사도 있었습니다만 주된 목적은 아닌 것 같아 보였습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판매대를 '부스'라고 사람들이 부르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부 인기가 많은 부스는 도저히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그 중 비교적 한산하다고 생각하는 부스에 몇가지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스 주인의 블로그는 여기입니다.

질문자 : 이 행사에는 언제부터 참가하셨는지?

Nightea (이하 낫) : 2001년부터 참가하였다.

질 : 행사장에는 판매자와 구매자, 두 부류가 있는데 어떠한 입장에서 참가했는지?

낫 : 처음 참가했을 때부터 부스를 내고 참가하였다. 그 후에 몇 번 쉬기는 했지만 꾸준히 참가하였고, 최근에는 일을 하고 있지만 서코(서울 코믹월드의 약어)는 계속 참가하고 있다.

질 : 처음부터 부스를 내셨다니 대단하다. 행사는 어느 주기로 개최되는지?

낫 : 한 두달에 한 번 꼴로 열린다.

질 : 그렇다면 여러 상품 (그 때 Nightea님의 부스에는 '회지'라는 것과 안경닦이, 스티커를 팔고 있었다.) 을 준비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가? 특히 회지같은 경우는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낫 : 힘든 편이다. 행사의 주기가 짧은 편이다보니 일상생활을 함과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질 : 구매자 입장에서는 행사가 크게 변한다던가, 그런 시도가 없어 실망스럽다는 평도 있던데.

낫 : 앞에도 말씀드렸듯이 행사가 한 두달에 한 번 꼴이다. 무언가 변하려면 준비를 해야하는데 그런 시간이 없다보니 굉장히 버겁다. 일본의 코믹마켓같은 경우는 행사가 6개월에 한 번 꼴로 열리기 때문에 그간 동인들이 많은 준비를 한다. 그래서 비슷하게 '판매자-구매자' 형식이더라도 그 질이 한국과는 달리 굉장히 높은 편이다.

질 : 애초에 코믹월드가 코믹마켓의 한국화라고 생각한다. 여기는 입장 시 한 시간이 걸렸는데, 그것도 긴 시간이 아닌가?

낫 : 코믹마켓같은 경우는 한 시간으로 어림도 없다. 행사의 규모나, 질이 아까 말했듯 한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단 '만화 (편의상 여기서는 애니메이션을 통칭하도록 하겠습니다)'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질 : 그렇게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만화를 어린이들의 소유물 혹은 완전히 예술적인 작품으로 만드는 것. 이 두 가지의 인식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낫 : 그나마 한국의 젊은이들은 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졌기 때문에 이정도로 행사가 열릴 수 있는 것이다.

질 : 말씀이 나왔으니 말인데, 행사에 참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낫 : 내 그림이 인정을 받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내 그림을 보여주고, 그 그림의 상품이 팔리고. 그것이 내가 이 행사에 참가하는 이유이다.

질 : 그렇다면 행사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가?

낫 : 주최하는 회사가 굉장히 방관적이다. 부스의 책상을 빌리고, 의자를 빌리는 데에도 돈이 나간다. 물론 참가비로 양일 (이 때에는 9일,10일 두 날이었습니다) 에 6만원 이상의 돈을 내야 한다.

질 : 그렇게 많은 돈을 내고, 자비로 상품까지 제작해서 판매하는데 수익이 나는가?

낫 : 적자인 부스도 있다고 알고 있다.

질 : SICAF를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묻겠다. 그 행사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낫 : SICAF같은 경우는 코믹월드와 같은 자유로움이 빠져있다. 자신이 그리는 그림의 주제라던가, 그런 것들이 전부 제한되어있고, 기존 한국 사회에서 용인할 수 있는 작품만이 출품되어 행사의 경직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Nightea님께서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대중에서 '이거다' 라고 정하는 구체적인 틀이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본 행사의 바탕이라고 말씀하셨다. 인기도 굉장히 많으셨는데 질문을 주고받는 동안에도 많은 이들이 Nightea님의 상품을 구매하느라 중간중간 질문을 멈출 정도였습니다.-

질 : 판매하는데 짐만 되어 굉장히 죄송하다. 옆에 계신 분들과 비슷한 그림인데, 어떻게 된 것인지?

낫 : 인접하는 부스를 같이 신청할 수 있다. 테마가 비슷한 부스를 내면 아는 사람들끼리 같이 판매를 할 수도 있다.

질 : 그런 점도 자유라는 것이 이 행사라고 생각한다. 지금 판매하는 상품에 그려진 그림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낫 : '동방프로젝트' 라는 일본의 동인 게임을 주제로 하여 제작한 상품들이다. 방금 말했듯이 이것도 동인의 작품이지만 그 질이 매우 뛰어나서 그림을 그린다.

질 : 동인간 국제적 연계인가.

낫 : 본 행사에는 일본의 행사 참가자들과 연계된 사람들도 있다고 알고 있다.

질 : 그림을 처음 시작하시게 된 동기는?

낫 : 어렸을 때부터 그림이 좋았다. 장래도 이쪽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림을 그려 칭찬을 받게 되다보니 계속 그리고, 행사에도 참가하게 된 것 같다.

질 : 참가하시면서 느낀 소감을 말씀해주신다면.

낫 : 일단 보람이 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내 그림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를 제외하고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있지 않기 때문에, 즉 장소가 없기 때문에 아쉬운 점도 있다. 그래도 그림을 공유하고, 그것에서 보람을 느끼고 인정을 받는 것이 좋다.

질 : 오랜 시간 질문에 응해주셔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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